펌) 광주시민들 너무해요

society 2008/05/30 10:20 블로초
광주 시민들 너무 해요. / 예비역 오월대 / 2008-5-29 14:35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 ··· rt%3D110




제가 노태우 때 전남대학교를 다녔는 데, 시내 나가면 백골단들이 직격 최류탄 쏘고 쇠파이프 들고 쫓아와 무지하게 무서웠거든요. (20대 이하를 위한 해설: 직격최류탄이란? - 원래 최류탄은 공중에서 폭발하도록 되어있으나, 시위대가 가스도 무서워하지 않자 시위대를 직접 겨냥하여 발사한 최류탄. 87년 이한열 열사도 직격 최류탄에 맞아 사망했음)



근데, 무섭다고 도망가면 시민들한테 욕 먹었어요. 데모 똑바로 못한다고.... 그래서 시민들이 너무 무서워서(학생들 도망갈 까봐 뒤에서 눈 부릎뜨고 지키고 있음) 앞에서 싸울 수 밖에 없었어요.



게다가 91년엔가... 강경대 학생 운구행렬을 새벽부터 전경들 만명을 동원해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막았거든요.(20대 이하를 위한 해설: 강경대 학생이란? - 91년 시위 중 백골단의 쇠파이프에 맞아서 사망한 명지대 학생. 이후 전국적인 반정부 투쟁이 있었음. 정부 측에서는 광주시내 진입을 불허하고, 망월동 묘지로 곧바로 가라고 했으나 시민들이 봉쇄를 격파하고, 시내에서 노제를 지낸 후 광주 망월동 묘지에 안장)



전남대-조선대-호남대 및 광주지역 전문대 학생까지 통털어도 5만명 정도 밖에 안되는데, 전경 1만명을 어떻게 뚫겠어요. 박터지게 싸웠지만 거의 포기 상태였죠. 근데 당시 운암아파트 주민들이 아파트 방송을 틀어서 부녀회에서 김밥 싸오고, 이불 솜 들고 나오고, 자동차에서 휘발유 빼와서 같이 싸우자는데 어떻해요?
목숨 걸고 싸워서 전경들 무장해제 시켰는데요... 시민들이 더 과격해요. 전경들 때리지 마라고 학생들이 지키느라 혼났어요. 근데, 옆에 시민들이 보더니, '봐라 이놈들아. 착한 학생들 왜 때렸냐'고 무장해제 당한 전경들 군밤 한대씩 먹이더라구요...



그리고, 시간이 흘렀는데요.



지난번 탄핵 촛불 시위도 그렇고, 이번 '미친소 반대 촛불시위'도 그렇고...
시민들이 동참을 안해요. 그냥 피식 피식 웃기만 하네요.



광주는 학생부터, 경찰, 공무원, 시장, 도지사까지 전부 반대하는 일인데, 여기서는 뭐 안해도 된데요. 경찰하고 싸움 할 일도 없고, 100명 모이든 만명 모이든 지방에서 데모하는 건 신문에 두줄 실리는 일인데 힘 뺄일 없데요.



뭐, 반대하는 사람이 있어야 토른을 하던가, 시청이나 도청앞으로 몰려가지, 시청도 도청도 다 반대한다는데 어디가서 데모를 하나요?



그리고, 조중동 보지 말자고 해도, 시민들이 웃어요. 놈들의 계략을 분석하라면, 조중동도 보고 연구해야 된데요. 한겨레-경향만 보고 있으면 감각이 떨어진다네요. 거기다가, 광주서 데모하면 조중동이 지랄해서 분위기 깨진다고 그냥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고 그래요.



시민들은 이미 앞으로 벌이질 일 계산까지 끝내고 있어요. 귀신들이죠?
미국하고 ㅂㅅ 협상하고 정부고시를 하던 안하던(어제 시점으로) 이미 농림부 장관하고 교육부 장관은 끝난 목숨이구요. 시민들 무자비하게 잡아가서 경찰청창도 잘릴 거라네요.



근데, 오늘 정부고시까지 한다면, 국무총리, 딴나라당 대표도 끝났데요. 저놈들이 외통수로 들어갔기 때문에, 천천히 말려 죽이면 된데요. 축제처럼 지치지 말고 즐겁게 말려죽이기 하라네요.



근데, 만약 저 놈들이 진짜로 분위기 파악 못하고 최류탄까지 쏜다면...
여태까지는 아마추어 및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싸운 거구요, 메이저 리그 프로선수들이 등장한답니다. 국무총리까지 이미 끝났으니, 다음은 아시겠죠?
 
가장 큰 걱정이 2MB 하야해도 올릴 사람이 없다는 것 때문에 답답하다네요. 정권 퇴진 시키면, 거국 내각 구성하고, 의회 해산 하고, 총선 및 대선을 다시 해야 하는데, 이 정도까지 가려면 너무 골치아프니까 웬만하면 이정도에서 끝내고 싶어해요.




광주시민들 너무하죠? 촛불시위에도 동참 안하고...
어쩜 쫗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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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30 10:20 2008/05/3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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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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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가 안전하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으면 경찰들도 함부로 못합니다. 그러니 가급적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같이 움직이세요. 많이 있다고 꼭 안전하지는 않지만, 비교적 안전합니다. 쪽수가 많을수록 더 안전하죠.


2. 집결 장소는 광화문 근처

청계천이다 광화문이다 논쟁하실 필요 없습니다. 사람도 많고 경찰도 많아서 한군데 모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동화면세점 앞이든 세종문화회관쪽이든 교보문고쪽이든 청계천 쪽이든 아무데든지 광화문 근처에 모여 있다가 어디선가 시작하면 같이 따라 나서면 됩니다.

아마도 이동할 때 한꺼번에 움직이면 경찰들이 막을텐데 그럴 때는 무리하게 뚫고나가려고 하지 마시고 3355 흩어져서 골목길, 지하철 등으로 빠졌다가 대열로 합류하시면 됩니다. 일부러 힘 빼실 필요 없습니다. 효과적으로 잔머리 써가면서 움직이면 훨씬 덜 힘듭니다. 물론 사람수가 아주 많을 때는 유도리를 발휘하는 센스...


3. 경찰 진압시...
1) 경찰 진압이 예상될 경우 여성분들과 노약자분들은 가급적 대열 안쪽으로 계시는게 좋습니다. 경찰이 진압할 때는 인정사정 봐주지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남자들이 버티기 더 좋습니다.

2) 주변의 시민이 잡혔을 때는 여러 사람들에게 호소해서 한꺼번에 달라붙어 구출해야 합니다. 혼자 붙었다가는 실패하기 쉽상이고 자칫 같이 잡힐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가급적 여럿이 행동하는 거 잊지 마시구요. 혼자 왔을 때는 옆에 있는 분들, 단체로 오신 분들과 이야기해서 같이 행동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서로서로 챙겨주는 사람이 있어야 덜 힘들고 덜 무섭습니다.


4. 대열 이동시
대열이 이동시에 광화문-시청-서울역-종로 라인을 벗어나려는 경우, 혹시 제대로된 상황판단인지 확인해주세요. 광화문-시청-서울역-종로라인이 가장 주목도가 높은 공간입니다. 그리고 이동방향이 막다른 쪽이 아닌지도 유의하셔야 합니다.

어제 터널로 유도하는 것 같았다는 말씀도 있던데, 저도 터널쪽으로 가는 것은 유도당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터널로 들어가면 앞뒤 입구 막으면 끝입니다. 닫힌 공간에서 우왕좌왕하며 다치는 사람들도 더 많이 나옵니다. 그러니 터널 같은 갖힌 공간이나 혹은 열린 길이라도 끝이 좁아지거나 막힌 길로는 가급적 안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어쩔 수 없이 막혔다면 모르지만 막히지 않았는데도 굳이 광화문-시청-서울역-종로 라인을 벗어나려하거나, 혹은 일부러 막힌 길로 유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의심해보시기 바랍니다.


5. 소규모 통신망 구축

같이 움직이는 친구들이나 카페 회원들과 비상연락망을 짜시는게 좋습니다. 만약 한 열명 정도가 같이 움직이신다면, 세개 정도로 나누어 서로 수시로 연락을 하시며 움직이시는게 좋습니다. 그러다보면 큰 대열에서 만나게 될거고, 떨어져 있다보면 어디로 움직인다, 어디로 모이자 이런 얘기도 듣게 될 겁니다.


6. 프락치

프락치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 사람들이 하는 역할은 3가지입니다.

첫째, 사람들이 움직이는 라인을 따라 움직이며 위에 보고를 합니다.
둘째, 사람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어 혼란스럽게 합니다.
셋째, 가끔은 싸움을 일으키거나 감정을 격화시켜 사고가 나도록 유도합니다. 세번째는 특히 조심해야할 부분입니다. 자칫 싸움에 말리면 역풍 맞을 수 있습니다.

프락치 문제는 별 답이 없습니다. 그냥 조심하는 수밖에요. 다만 좀 이상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럴 때는 슬쩍 찔러보시거나 눈치를 주면 웬만한 사람들은 알아서 피합니다. 그리고 혹시나 그런 분 있을지 모르겠는데, 모르는 사람이 어디로 가지고 해도 따라가지 마세요. (게시판에 보니까 나이트 가자 이런 사람도 있다던데...)

단... 프락치라고 잡아서 폭력을 쓰거나 그러지는 마세요. 그런거 언론에 잘못 나가면 역풍 맞습니다. 폭력 쓰는 사람은 무조건 일단 격리시키는거 아시죠?

위에 쓴것처럼 몇명이 조를 짜서 움직이면 프락치에 넘어가는 일이 많이 줄어듭니다. 서로 각자 대열에서 친구들한테 상황 확인하며 움직이면 되거든요. 그래도 애매할 때는 사람들이 움직이는 걸보고 움직이는데로 따라 움직이세요. 가급적 사람들 많은데로 움직이시구요. 그게 안전합니다.


7. 모니터링 친구

집에 있는 친구나 가족이 있다면 모니터링을 부탁하세요. 인터넷 생방송으로 다 중계해주니까 집에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상황을 더 잘 알 수도 있습니다. 일이 있어 집이나 회사에 있는 사람들이 있으면, 게시판이나 인터넷 방송에서 상황이 어떤지 문자로 날려달라고 부탁하세요.


8. 동영상 촬영

경찰이 폭력을 쓸 때는 가급적 동영상 카메라로 촬영을 하세요. 요새 보니까 생방송도 차단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거 같은데, 그거는 도리가 없습니다. 아프리카로 생방송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어쩌면 KT에서 손을 댈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경찰이 폭력을 쓰기 시작할 때는 가급적 주변에 있는 분들이 동영상으로 촬영을 하시고, 그걸 집에가서 꼭 동영상 사이트에 올려주세요. 아주 많은 동영상들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면 경찰들도 함부로 못합니다. 생방송 카메라는 막을 수 있어도 개인들이 핸드폰으로 찍는거는 막기 힘들고, 또 핸드폰 들고 촬영하는 수가 많아지면 경찰들도 쎄게 나오지는 못합니다. 그렇게 찍은 동영상이 방송에 나갈 수도 있구요... 그러니까 생방송이 아니더라도 가급적 많은 동영상을 찍어서 꼭 올려주세요. 


9 생필품 준비

예상외로 집회가 길어지네요. 다들 물 하나 정도씩은 챙겨서 움직이셔야겠네요.
그외 소소하게 먹을거리도 조금 챙기시면 덜 힘드실 겁니다.


아참.. 신문에 보니까 자전거로 움직이시는 분도 있다고 하던데...
저는 보지 못했는데 진짜에요? 정말 탁월하십니다!!



가야할 길이 꽤 멉니다. 다들 다치지 마시고 조심하셔서 좋은 결과를 보았으면 합니다.


(무단펌질 100%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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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7 12:55 2008/05/2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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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빠르게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드디어 사람들이 광화문 도로로 나섰군요.
일부 사람들이 밤을 새며 청계광장을 지켰다고 하네요.

아직도 밤을 새며, 청계광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어제는 두가지 의미에서 변곡점입니다.

하나는 사람들이 드디어 문화제에서 벗어나 거리로 나서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어제를 기점으로, 미국 쇠고기 반대 운동과 안티 이명박 운동은 새로운 형태로 전개될 겁니다.
그 와중에 청와대는 무리수를 둘 거고, 그것이 또 다시 정국을 촉발하는...
어쩔 수 없는 상승국면으로 진입하게 되었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빨리 재협상을 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으면
일단 현재 국면을 수습할 수는 있겠지요. 당장은요...

그런데 기존에 사과랍시고 한 내용을 생각하면
이명박 정권이 이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두번째는 사람들이 새롭게 만들어진 미디어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민주주의의 역사'는 내가 기록한다
웹캠·디카·문자중계...'디지털 게릴라' 떴다



웹캠 중계의 기술적 환경은 이미 예전부터 만들어져 있었지만
사람들이 뉴스 생산에 직접 이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즉 사람 = 미디어인 환경이 드디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죠.

이미 인터넷은 사람이 미디어인 공간이지만
뉴스 생산의 영역에서는 여전히 기존의 미디어들이 우선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제 그 최종 관문의 두번째 영역까지 개인들이 진출한 겁니다.

최종관문은? 각종 공적인 영역 - 청와대, 경찰, 검찰, 관공서 등등.
이런 영역에 대한 접근까지 개인들에게 허용되는 시점이겠지요.
꽤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말입니다.


나름대로 광화문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거의 다 기록해왔다고 자부해왔는데
아쉽게도 어제는 현장에 가질 못했네요.

너무도 아쉽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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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5 11:46 2008/05/2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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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클라크 박사 : Boys, Be Ambitious(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이명박 : Boys, Be MBtious (소년이여, MB를 닮아라)

인터넷 댓글 : Boys, be MB shuts. (소년이여, MB 입 좀 막아라)





아래 패기 넘치는 아이들의 글이 있군요.. ㅎㅎ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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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두번째 글은 청계천에서 개그맨 노정렬씨가 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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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6 17:22 2008/05/1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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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직접민주주의의 돛을 올리다!


거리에서 '탄핵'이란 소리가 넘쳐흐른다. 다음 아고라에서 시발된 탄핵의 목
소리는 꺼질 줄 모른다. 이명박 본인이 만든 청계광장을 가득 메운 촛불
현재의 민심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이 촛불은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
않다.


사기업인 인터넷 포털 다음에서 진행되는 법적인 구속력이 없는 포털 서비스
에서의 서명운동이지만, 이미 그 서명을 통해 표현된 의지만 120만명을 훌쩍
넘겼다. 갈길이 태산이다. 의료보험 민영화, 공기업 민영화, 대운하, 자사고
설립 등등... 무엇 하나 걸림돌이 아닌 것이 없다. 이명박 정부는 특유의 추
진력으로 100m 달리기를 하러 나왔는데, 알고 보니 장애물 경기장에 들어선
것이다. 과연 이 경기의 끝은 어떻게 될 것인가? 누구도 그 끝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미 우리에게 '탄핵'이란 단어는 낯선 단어가 아니다. 2004년 우리는 이미
대통령 탄핵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
다. 무엇보다, 그때는 국민의 '대리인'인 국회의원들이 탄핵을 시도했었고,
대리인들의 탄핵 시도는 바로 '주권재민'의 주체인 국민들에 의해 저지되었
다. 그런데 지금은 '주권'을 가지고 있는 국민들이 탄핵을 주장하고 있다.
탄핵의 주체가 달라진 것이다.


바로 여기서 우리는 커다란 간극을 발견한다. 바로 '주권을 가진 국민들'과
'국민들의 정치적 대리인들' 사이의 간극 말이다. 이 간극은 이미 2004년의
탄핵에서 한번 확인된 바 있다. 그리고 2008년 우리는 이 간극, 바로 민심과
정치집단 사이의 괴리를 다시 한번 확인한다.


대의제 민주주의의 원론에서는 '주권을 가진 국민들'과 '국민들의 정치적 대
리인들'이 서로 밀접하여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상정되어 있다. 적어도 원론
적으로는 마치 그 둘이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서로를 끌어주는 것
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대의제 민주주의 이론이 어떻든, 현재 시점에 그 둘
사이는 서로 들떠 있다.


국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된 바로 그 대통령을 배출한 한나라당이 민심
으로부터 이반되어 있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야당은?
민주당으로 대변되는 야당 역시 국민들의 민심으로부터 붕 떠있기는 마찬가
지다. 그들은 민심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민심 뒤에 숨어 눈치를 보고 있
다. 탄핵의 대상이 된 여당과 민심을 읽지 못하는 부실하기 짝이 없는 야당
만이 존재하는 지금, 지금의 상황만을 놓고 본다면 아마도 사람들이 직접 나
선 것은 자신을 대변해줄 변변한 야당도 없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할 것
이다. 즉 제대로된 야당이 있었다면 '민심'을 대변해 줄 수 있었으리라는 가
정, 그래서 대의제 민주주의가 여전히 유효하게 작동했으리라는 가정 말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우리가 꼭 짚어보아야할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은 없을까?
'국민들의 대리인'이 모인 정치권에서 그 누구도 언급하지 않았던 탄핵이
국민들의 입에서 자발적으로 나오기 시작하고,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왔
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다. 그것은 첫번째, 지금 현재 한국에서 국민의
민의를 대변하는 대의제 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이고, 두번째 더
중요한 것은 이제 국민들 스스로 탄핵을 제기할 수 있을 정도로 직접적인 참
여가 가능한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사실 첫번째 문제는 대의제가 거
의 언제나 잘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다지 대수로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두번째, 불과 일주일만에 국민들의 직접적인 참여가 가능해지는 환경은, 우
리에게 전혀 새로운 것이다.


지금의 상황을 다시 한번 돌이켜 보자. 야당이 아주 소극적으로 쇠고기 협상
을 비판하고 있을 즈음, 최초의 촛불문화제였던 5월 2일 청계광장의 집회 소
식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기 시작한 건 정말 일주일도 채 안되는 일이었다.
그 일주일 사이에 사람들은 스스로 정보를 공유하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를 만들고 급기야 수만명의 인파를 청계광장의 촛불로 연결시켰다. 그
런데 이렇게 사람들이 순식간에 참여하는 환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사
실 촛불의 시발점이었던 '미선이 효순이' 추모 집회는 집회가 제안된지 불과
3-4일만에 조직되었다. 숭례문 화재 때 '국민 성금으로 숭례문을 재건하겠다
'는 발언은 인터넷에 쏟아지는 여론의 폭탄을 맞았고, 바로 그 다음날 철회
되었다. 불과 하루만에 말이다.


이제 우리는 어떤 이슈가 공론화되는 것은 하루면 충분하고, 큰 사안인 경우
에도 다수의 사람들이 정보를 습득하고 공유하고 토론하고 입장을 정리하고
행동에 나서기까지 이 모든 과정들이 일주일이면 가능한 시점에 다다른 것이
다. 즉 국민들의 집합적인 의사형성 및 표현 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으며,
이는 곧 대의제 정치인들이 이를 수렴하여 정책에 반영하는 시간과의 차이가
점점 더 격차가 벌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이 바로 속도! 즉 국민들이 공론을 형성하고 의사를 표현하는 시간이
불과 일주일 안팎으로 당겨지는 지금의 커뮤니케이션 속도를 '직접민주주의
가 가능해지는 환경'이라고 본다. 기존의 정치권은 민심 위에 들떠있고, 국
민들은 직접적인 참여를 할 수 있는 환경! 이런 환경 속에서 대의제 민주주
의는 이제 더 이상 인터넷으로 형성되는 민심의 속도를 좇아갈 수 없다.
정치권이 국민들의 요구를 따라갈 수 없고, 국민들은 직접 참여할 수 있는데
굳이 대의제 민주주의에 머무를 필요가 있을까?


역사적으로 대의제 민주주의가 광범위한 동의를 얻은 것은, 근대국가 정도의
넓은 공간과 최소 수백만에서 수억에 이르는 인구수를 가진 공동체에서 개인
들끼리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하고, 따라서 공동체 안의 중요한
사안들에 대해 빠르게 의견을 수렴하고 의사결정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즉 대의제 민주주의의 존재 의미는 대의제가 근대 국가 내부에서
커뮤니케이션 속도의 시공간적 제약을 보완할 수 있는 유력한 장치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터넷 시대에 국민들이 직접 사회적인 의제를 설정
하고 공론을 형성하고 직접 행동을 하는 상황에 이르러, 개인들이 인터넷으로
휴대폰으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상황에 이르러, 우리에게 대의
제 민주주의가 적합한지에 대해서 우리는 심각한 질문을 던져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대의제로 민의를 반영하는 속도와 국민들이 스스로 공론을 형성하고
행동에 나서는 속도의 차이는 점점 격차가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인터넷이 도입되면서 직접민주주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자주 거론되었던 이야기이다. 아니 이미 1960년대에
맥루한은 전기시대에 이르러 대의제 민주주의가 직접민주주의로 바뀔 것이라
고 예언한 바 있다.


정보의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정치는 대표를 선출하여 결정권을 위탁하는
경향에서 벗어났다. 전 사회 공동체가 의사 결정이라는 중추적 행위에 직접적
으로 관여하게 된 것이다. 정보의 속도가 느려지면 대리자나 대표자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러한 대리자들을 내세움으로써, 사회의 다른 사람들이 처리되고
고려되기를 바라는 공공의 관심사에 대한 여러 분야의 견해들을 내세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전기의 속도가 이러한 대리, 대표 조직에 도립될 때, 이미
구식이 되어버린 이러한 조직은 속임수와 임시변통이라는 방법으로 간신히 그
기능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맥루한, <미디어의 이해>)


맥루한이 예언했던 바로 그 현상이 지금 21세기 한국에서 시작되고 있다.
나는 이미 다음 아고라에서 비공식적이고 비제도적이지만 실질적인 의미의
직접민주주의가 시작되었다고 판단한다. 네티즌들에 의해 직접민주주의의 '
돛'이 올려진 것이다. 만약 그것이 실제 법적인 효력이 있는 서명이라면, 그
끝은 정말 '탄핵'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비공식적인 서명이며, 따
라서 그것이 전체 국민 2/3의 서명을 얻는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 법적인
구속력을 가지지는 않는다. 지금의 한계는 바로 이것이다 : 민심은 드러나지
만 그것을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인 통로가 존재하지 않는 것. 지금 우리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어디에도 이런 국민들의 직접적인 요구를 수렴할 사회적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제도화의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이미 우리는 수차례의 경험
을 통해 국민들 스스로 의제를 설정하고 담론을 형성하고 행동을 조직하는
사례를 보아왔다. 이제 우리의 과제는 직접민주주의를 제도화하여 개인들의
집합적인 의사가 실시간으로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직접민주주의가 우리들의 정치체제로 자리잡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직접민주주의의 역사적 원형인 고대 그리스의 민주주의 체제
는 그것이 완성되기까지 3-4백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우리가 인터넷이란
훌륭한 툴을 가지고 있더라도 고대 그리스의 직접민주주의 제도 정도를 완성
하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단지 우리 사회에 직접민주주
의가 필요하고 지금 시점에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공론화하는 데에만도 최
소 몇 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지 않을까? 또한 어떤 형태의 직접민주주의가
우리에게 적합한지를 모색하는데에도 상당히 오랜 시간과 실험과 시행착오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굳이 이 작업을 큰 국가단위에서 시작할 필요는 없다. 가장 먼저
'직접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정당' 같은 곳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사안을 당원들
에게 직접물어 당의 진로를 결정하는 선도적인 실험을 할 수도 있다. 또한
시나 군 단위의 지방자치체에서 작은 규모로 직접민주주의를 시범적으로
시행해볼 수도 있다. 그렇게 작은 영역부터 직접민주주의를 도입하고 그
것을 제도화함으로써 우리는 사회 전반을 직접민주주의 형태로 바꾸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시도가 아주 낯선 것만은 아니다. 이미 우리는 직접민주주의와 유사한
형태의 참여행위들을 경험한 바가 있다. 2002년 유시민씨를 주축으로 만들어
진 개혁당은 인터넷에 기반한 당원들의 직접 투표로 정당의 주요 정책을 결
정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하지만 이 실험은 당원들의 직접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완벽하게 보장되지 않았다는 점과, 개혁당이 자리를 잡기도 전에 해
체되고 말았다는 점 등에서 여러가지 한계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더라도
그것은 큰 의미를 지닌 실험이었다. 이것은 비록 정당수준에서 일회적으로
행해진 것이긴 하지만, 인터넷에 기반한 직접민주주의적인 의사결정체계가
정당으로서 정책을 제시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그것을 집행하는데 필요한 의
사결정 속도를 방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국민들의 직접적인 의사를 수렴하는 새로운 기술적인 방안
도 경험했다. 2007년 통합민주당 대선 경선 때 한명숙 전 총리가 처음 제안
한 모바일 투표
는 방법상 다소 어려워보이는 '실시간 여론 수렴'에 대해서
꽤 신뢰성 있는 대안을 실험한 역사상 최초의 사례이다. 그리고 그 이후 민
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도 모바일 투표를 시행한 바 있어, 향후 실시간으로
민심을 수렴하는 하나의 기술적 장치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해 주
었다.


이것만이 아니다. 인터넷에서 정보 생산과 유통을 원활하게 해주고 보다 더
나은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게 해주고 개인들의 자기표현을 촉진하는
Web2.0 관련 기술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제공해줄
것이다. 더구나 24시간 항시 네트워크에 접속이 가능한 무선인터넷 환경은
더욱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직접민주주의가 이미 우리 옆에 다가
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터넷 시대에 대의제 민주주의는 몸에 맞지 않
는 작은 옷이다. 그것은 우리의 활동을 불편하게 만든다. 이제 우리에게 필
요한 새로운 옷, 직접민주주의를 만들어가야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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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1 13:00 2008/05/1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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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중고생들의 거리 진출에 대해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직까지 이런 규모로 아이들이 사회에 진출한 적은 없었기에 이것은 일찍이 우리 사회에서 드문 일이고 적잖이 놀라운 일임에 분명하다.

현장에 가보면 알겠지만 촛불문화제 참석자의 절반 이상이 중고생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들이 선동과 유언비어에 움직인다고 주장하지만 이들이 단상에서 발언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그들의 논리는 아주 분명하다.

사실 오히려 집회를 이끌고 있는 건 중고등학생들이다. 어른들이 오히려 아이들에게 선동당하고 있다. (나를 포함해 나이 좀 있는 사람들 이 대목에서 부끄러워 해야한다.)

그들은 교육자율화, 대학등록금, 영어몰입교육, 우열반 편성 등 자신들이 처한 교육 환경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미국산 소고기와 광우병의 상관관계를 잘 알고 있으며 대운하와 수도 민영화와 의료보험법 개정이 무슨 의미인지 그들은 정말로 똑똑하게 이명박 정부가 그 동안 무슨 일을 해왔는지를 잘 알고 있다.

촛불문화제에서 아이들이 하는 얘기를 한번 들어보라. 그들은 자신들이 배운 민주주의의 기초  즉 다수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으며 왜 자신들이 배운 것과 정치권이 하는 것이 틀리냐고 지적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배웠습니다. 저도 국민의 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왜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하십니까? 나도 국민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일까? 도대체 아이들이 언제부터 이렇게 사회에 관심이 많아졌을까?


나는 크게 3가지 이유를 뽑는다.

첫번째 : 세대론
이들은 지금까지 한국사회에서 가정에서의 억압, 교육현장에서의 억압, 사회 구조적인 억압에서 가장 덜 노출된 세대이다. 사실상 이전 세대가 피흘려가면 만들어낸 민주화의 혜택 속에서 지금까지 한국 사회에서 가장 덜 권위적으로 자란 세대들이다. (물론 아직도 많은 학교는 아직 권위적이긴 하지만...) 또한 월드컵 축제를 초등학교 때 경험한 월드컵 세대들이기도 하다. 

어떤 분은 이 세대가 '자기 몸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첫번째 세대라고 한다. 즉 자기 몸과 자기 자신 그리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개인적인 욕망을 가진 아이들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단상에 올라온 아이들은

'나 죽기 싫어요'
'나는 커서 훈남 만나서 천년 만년 잘 살고 싶어요'
'우리도 나중에 클럽도 가고 부킹도 해야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런 것도 누려보기 전에 왜 우리를 병들게 하려고 합니까?'

라는 발언들을 자유롭게 말한다. 물론 이런 발언들은 거기 모인 또 다른 학생들의 열렬한 호응을 일으킨다.


두번째 : 네트워킹
요즘 아이들이 숙제를 하는 방법이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네이버 지식검색과 네이트온을 켜놓고 숙제를 한단다.

예전의 정보는 외우는 것이 주된 것이었다면 이제 정보는 찾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찾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들은  지식을 습득하는데 있어 네트워크를 가장 기본적인 활동으로 삼고 있다. 이것이 이전 세대들이 학습하던 습관과 달라지는 점이다.

기존에 공부는 달달 외우는 것이었다. 심지어 수학도 외워서 푸는 방식으로 배운다. 그런데 이들은 외우는 것 이외에 정보를 찾고 조합하는 일들을 한다. 외우는 지식에서 찾는 지식, 찾은 지식을 공유하고 재조합하는 것...

사실 이미 정보가 엄청나게 쌓여있는 마당에 네트워크에 접속만 하면 정보를 알 수 있는 마당에 외우는 능력이 뭐가 그리 중요할까? 인터넷 시대에 필요한 능력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고 조합하고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리고 이들은 검색과 메신저를 사용하여 자연스럽게 이런 습관을 가지게 된 세대들이다.

정보를 찾는 것뿐만 아니라 공유하는 일에서도 이들은 탁월하다. 이들은 어떤 소식을 들으면 문자로 쪽지로 순식간에 공유한다. 게시판에 펌질을 하고, 친구들과 지인들과 공유한다. 정보의 공유에 있어서는 이전의 어떤 세대들보다 빠르다. 그리고 그렇게 공유된 정보는, 필요한 경우 공동의 행동으로 연결된다.

"너도 나가니? 나도 간다..."

사회 행동을 하는데 있어 혼자는 아무래도 두렵다. 이들은 네트워킹을 통해 자신들이 혼자가 아님을 안다. 친구들과 친구의 친구들과 그 친구의 친구의 친구들이 함께 행동할 것을 순식간에 공유하고 나면, 혼자 행동해야한다는 두려움 따위는 생길 이유가 없다.

아이들은 개인적이고 고립되어 있는 것 같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고도로 네트워크화되어 있다. 그리고 이 네트워크가 아이들을 공동행동으로 이끈다.


세번째 : 정보량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습득하는 정보량이 성인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 10년전만 하더라도 신문을 읽거나 뉴스를 접하는 학생들은 많지 않았다. 신문을 보는 가정도 많지 않았고, 학생이 뉴스를 보고 있을 시간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학교라는 제도가 아이들을 사회로부터 격리시켰고, 아이들은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커리큘럼 이외의 정보를 습득할 방법이 거의 없었다. 조금 다른 환경을 가진 아주 소수의 아이들을 제외하고 말이다.

그런데 이제 아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온갖 소식을 접할 수 있다. 자신들과 관계 있는 신문기사, 뉴스는 즉시 반 아이들과 공유해서 읽을 수도 있다. 즉 적어도 이들은 이전 세대의 중고등학생들과 같이 학교 외부의 정보, 사회에 대한 정보로부터 차단되지 않은 아이들이다.

비슷한 정보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들이 성인과 별로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니 오히려, 신문이나 뉴스를 거의 보지 않는 다수의 어른들과 조중동에서만 정보를 얻는 어른들과 비교하면 이들의 정보 습득량이 훨씬 많다.

이러한 특성은 원시사회를 돌이켜보면 훨씬 잘 이해된다.
원시사회에서는 지금의 중고등학생들과 비슷한 나이인 15-16세에 성인식을 했는데 성인식을 한 후에는 어른과 똑같은 대접을 해 주었다. 심지어는 12-13세에 성인식을 하는 부족도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 조선시대까지 한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15-16세가 되면 결혼을 할 수 있었고, 결혼을 하고 나면 어른으로 활동하는 것이다. 즉 그 정도 나이면 부족 안에서 어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그 공동체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경제활동에 참여하거나 결혼과 아이로 부족 구성원을 재생산하거나 하는 어른들의 활동 말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그들은 삶과 학습이 분리되어 않았기 때문이다. 즉 그들은 부족이라는 작은 공동체 안에서 가족과 공동체 구성원들이 거의 매일 접촉을 하며 살았는데, 이런 사회구조는 그 공동체 내부에서 발생하는 거의 모든 일들을 전체 구성원이 공유하게 만든다. 학교라는 공간이 없이 공동체 내부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15-16년 동안 어른들이 하는 일을 그대로 보고 따라서 배운다. 일상이 배움이고 놀이이고 어른들 따라하기이고, 공동체의 어떤 의례, 규칙, 삶의 방식을 배우는 공간이다. 그들은 공동체 안에서 10여년을 배우지 않으면서 배운다.

즉 그 부족의 생존에 필요한 각종 정보들을 일상에서 매일 습득했기 때문에 다시 말하면 자신들의 사회에 대해서 어른들과 비슷한 정보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나이가 되면 어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근대사회에 들어와서는 이것이 확연하게 달라지는데 그것은 근대사회는 아이들을 학교라는 공간에서 사회와 고립시켜 길러왔기 때문이다. 즉 아이들은 교과서에 나오는 커리큘럼만 배울 뿐 그 이외 사회에 대한 정보는 접할 방법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인터넷에 들어오면서는 사정이 달라진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원하기만 하면 어른들과 동등한 수준의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특히 기존에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은 광우병과 경우, 매일 새로운 정보가 쏟아지는 사안에 대해서는 어른과 아이들의 정보량 차이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차이라고 한다면 삶의 경험으로서만 축적될 수 있는 종류의 지식, 지혜 혹은 지나온 세월 동안의 역사적인 흐름에 대한 인식, 사회생활에서의 좋은 혹은 좋지 않은 경험... 이런  정도가 차이가 날까?

즉 인터넷이 사회의 중추적인 커뮤니케이션 매개체 역할을 하는 지금의 사회에서 사회의 어떤 영역들은 원시사회에서 아이들이 그 공동체의 모든 정보를 어른들과 동등한 수준으로 접하는 바로 그런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그들을 어른보다 못한 ‘아이’라고 보는 순간 우리는 심각한 혼란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사실 이들의 사회적인 진출은 이미 몇가지 사건으로 예견되어 있었다. 이들이 스스로 문제제기하고 조직해서 만들어낸 두발 자유화 시위가 그 한 사례이다.

또한 자신들이 좋아하는 '오빠'들이 기획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을 보고 자신들이 직접 연계기획사를 차려 오빠들을 빼내오겠다고 했다가 급기가 그 회사의 주식을 사서 아예 회사를 인수하려고 시도를 했던 사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한 사례이다.

특히 두 번째 방법은 예전의 아이들이라면 생각할 수도 없었던 방법이다. 아니, 오히려 어른들의 상상력을 뛰어넘는다. 그들은 어른들의 상상력이 미치지 못하는 방법으로 세상에 진출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그들을 ‘아이들’가 아닌 다른 시각으로, 동등한 개체로 보아야 한다. 중고등학생들을 예전과 같은 아이로 보는 순간 아이들은 아마도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가 아직도 애들로 보이니?"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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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7 08:33 2008/05/07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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