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서는 미니홈피와 블로그를 '컨텐츠와 자기표현'의 측면에서 비교해보고자 합니다. 

이미 말씀드렸듯 미니홈피도 Web log라는 측면에서 광범위하게는 블로그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니홈피는 서비스의 외형도, 기능도, 문화도 그 안에 담기는 컨텐츠도 일반적으로 블로그라 불리는 서비스와는 많이 다릅니다.

블로그는 정보의 공간일까요? 제가 보기엔 확실하게 대략 정보의 공간이라고 분류해도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매일 매일 누군가의 일상이 궁금해서 어떤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도 있고, 또 자신의 블로그에 정보성 글이나 칼럼이나 주장이 아니라 매일의 신변잡기, 일상의 소소한 경험들을 올리는 블로거도 있습니다만, 많은 블로그 사용자들은 정보를 위주로 불로그를 운영하는 것 같습니다. (확인한 건 아니고 그냥 감입니다.) 물론 블로그의 대부분의 컨텐츠는 그 정보가 본인이 직접 쓴 게 아니라는, 즉 펌질된 컨텐츠라는 또 다른 논점이 있습니다.

미니홈피를 이야기하자면, 이곳은 정보 공간이라기보다는 정서적 표현의 공간입니다. 미니홈피에서 내 기분을 표현하고 미니룸에서는 내 희망, 바램, 욕구를 표현을 합니다. 방명록에서는 서로의 안부를 묻고, 게시판엔 자기의 일상을 올리며 사진첩에는 종종 내 사진 혹은 내가 찍은 사진을 올립니다. 물론 펌질해온 컨텐츠도 많이 있습니다만, 전체 블로그 사용자들의 펌질 비율-아마 전체 블로그를 보자면 펌질된 컨텐츠가 90%가 훨씬 넘을걸요-과 비교해보자면 이곳은 UCC 공간이라고 이야기해도 전혀 과장이 아닐 겁니다.

여기서 이슈가 있습니다. 과연 미니홈피의 컨텐츠가 가치가 있느냐는 문제제기입니다. 검색도 잘 안되지만 검색을 해서 볼만한 내용(정보)도 없고, 감상 위주에 개인의 신변잡기가 무슨  컨텐츠의 가치가 있냐는 문제제기입니다. 이에 반해 블로그의 정보는 펌질되었긴 하지만 확실히 정보성이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를 검색에 노출시키면서 네이버가 엄청난 컨텐츠를 공짜로 얻은 것처럼, 블로그에 담는 정보는 펌질된 것이더라도 잘 정리된 '정보'로서의 가치를 가진 것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은 미니홈피가 블로그보다 못하다, 미니홈피는 수준 낮은 애들, 감상적인 여자애들이 쓰는 서비스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리고 UCC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들 사이에서 미니홈피에 대한 격하는 일반적인 현상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정보'의 '질'에 대해, 컨텐츠의 '가치'에 대해 조금만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우리는 다른 의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떤 미니홈피 운영자가 친구와 함께 광화문의 '빨계면'을 먹고 온 사실을 미니홈피에 올렸다고 치면, 이 정보는 그 운영자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정보입니다. 그건 정보가 아니라 그냥 신변잡기, 낙서죠. 그런데 그 운영자를 아는 사람, 그와 친한 사람 혹은 그의 일상이 궁금한 사람에게는 이건 대단히 시선을 끄는 컨텐츠일 수 있습니다. 즉 저는 컨텐츠를 모두 '정보'라는 관점에서만 바라보지 말고, "누가 이 컨텐츠에 관심이 있고 누구에게 유용한 컨텐츠인가"라는 측면으로 바라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미니홈피는 대단히 가치있는 컨텐츠를 구축하고 있는 겁니다. 비록 그 컨텐츠가 열명 다섯명, 아니 두명에게만 관심있는 컨텐츠라고 하더라고 그 두명에게 미니홈피에 담긴 컨텐츠는 다른 어떤 정보보다 더 가치 있는 컨텐츠일 수 있습니다. 연애를 하고 있는 두 남녀에게 메인화면 왼쪽의 작은 기분 표시는 그들을 싸우게도 할 수 있고 화해하게 할 수도 있는 겁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네이버 블로그를 예로 들어 볼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네이버 블로그에 '검색'으로 접근을 합니다. 네이버를 쓰다보면 블로그에 담긴 정보를 꽤 자주 접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저는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고 검색 결과의 블로그를 클릭한 후 관심 컨텐츠를 본 후 바로 다시 검색화면으로 돌아갑니다. 내가 같은 블로그를 다시 방문할 가능성은요? 내가 그 컨텐츠를 올려놓은 운영자에게 관심을 가질 가능성은요? 아쉽게도 거기 나오는 컨텐츠의 대부분은 펌질이기 때문에 검색에서 찾은 컨텐츠를 가지고 그 블로거를 기억하거나 운영자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이건 저의 사례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검색으로 접근한 네이버 블로그를 재방문하게 되는 경우가 그렇게 많이 있진 않을 것 같습니다. 즉 블로그에서 정보를 통해 인맥을 형성하게 되는 경우 혹은 인맥까지는 아니더라도 정보를 매개로 같은 블로그를 지속적으로 재방문하게 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글루스, 태터툴스 등에 퍼져 있는 UCC 블로그를 북마크하거나 주소를 기억해놓고 재방문하는 경우는 많지만 이런 경우에도 방문 목적은 대부분 정보 때문입니다. 물론 내가 블로그 운영자를 잘 안다면야 그 사람의 일상도 나에게는 중요한 정보이겠지만, 미니홈피에 있는 인맥에 비하면 블로그 주인의 일상이 궁금한 사람들의 수는 훨씬 적습니다.

바로 이런 점이 블로그와 미니홈피의 다른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칼로 그을 수는 없겠지만 대략적으로 구분하자면 블로그는 정보성 공간, 미니홈피는 정서적 공간으로 나누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저는 미니홈피가 현재 누리고 있는 인기는 현존하는 인터넷 서비스 중에서 개인들의 정서, 감정을 표현하는 컨텐츠를 제일 잘 담아내는 공간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저는 미니홈피가 성공한 두가지 이유를 꼽습니다.

첫번째, 미니홈피는 컨텐츠 생산의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추었습니다.
미니홈피에서는 미니홈피에 올리는 인사말 하나, 점심에 먹은 라면 사진 하나가 컨텐츠가 됩니다. 아무도 그런 컨텐츠를 올리면서 컨텐츠의 질이 낮다고 생각하거나 쓸모없는 컨텐츠라고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내가 내 집에서 내 감정을 이야기하는데 무슨 부끄러움? 미니홈피가 만들어낸 분위기는 바로 이런 겁니다. 글을 잘 못써도 표현을 할 수 있고, 사진을  못찍어도 자기를 표현을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아는 사람들이 와서 댓글을 달아주고 위로를 합니다. 권장할 수는 없지만, 미니홈피라는 공간 안에서는 컨텐츠 생산의 문턱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미니홈피는 대단히 대중적인 서비스가 될 수 있었습니다.

과연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게 전체 블로그 사용자의 10%가 넘을 수 있을까요? 사실 컨텐츠 생산 능력, 자기 표현 능력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블로그에서의 펌질도 나쁘게만 볼 수는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 어떤 이유에서이건 자신을 표현하는 문화적 기술을 획득할 기회를 얻을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는 펌질이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겁니다.  (바로 이것이 제가 블로그의 펌질을 무작정 비난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바로 이 측면에 미니홈피의 두번째 성공 요인이 있습니다. 즉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라는 측면에서 미니홈피는 또 다른 표현의 방법을 제공해준 것입니다. 바로 미니홈피의 핵심적인 비지니스 모델인 미니룸과 스킨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미니홈피의 상업성을 비판하고 스킨을 사서 자신의 감정, 희망을 표현하는 것을 비하하지만, '표현'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미니홈피의 아기자기한 미니룸과 이쁜 스킨은 그래픽 전문가의 힘을 빌어 자기를 표현하는 또 다른 방법입니다. 미니홈피는 자기를 표현하는 이쁜, 소비자들에게 가치 있는 방법을 제공을 했고 그것으로 비지니스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미니룸과 스킨의 비즈니스적 핵심 가치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자기표현을 할 수 있는 손쉬운 대체제를 주었다는데에 있습니다.

자기표현의 문턱을 낮추고 자기표현의 대체제를 제공한 것! 미니홈피의 이 두가지 성공요인은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자기 표현을 아주 쉽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심도있는 컨텐츠를 생산하기 어렵고, 멋있는 자기표현을 할 줄 모르는데 미니홈피는 이 두가지 측면을 하나의 서비스로 묶어내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정보성 공간으로서의 블로그와 정서적 공간으로서의 미니홈피, 제가 보기에 이 두 서비스는 서로 대립되는 서비스가 아닌 것 같습니다. 더구나 앞 글에서 지적했든 미니홈피는 Social Software라는, 블로그와는 다른 분명한 차별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두개의 서비스는 어쩌면 공존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미국의 블로그 시장이 확대됨에도 불구하고 Social Software인 마이 스페이스폭발적인 성장세를 달성하는 것을 보자면, 미니홈피와 블로그의 단순한 비교는 상당한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앞에서 보았든 미니홈피와 블로그는 아주 많이 다른 서비스이기 때문입니다.



PS :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미니홈피의 비지니스 모델 이야기로 넘어왔네요. 다음번엔 블로그의 비지니스 모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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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9 11:20 2006/07/2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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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eaton 2006/07/29 11: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도 신변잡기성 글이 많습니다.
    블로그는 정보, 싸이월드는 정서라고 딱 구분하는건 무리라고 생각됩니다.

    • 블로초 2006/07/30 20:15  댓글주소  수정/삭제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딱' 구분하는 건 아니구요, 그 서비스의 큰 특징을 7-80% 정도의 사용자들의 사용하는 패턴에 기준을 두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확실하게'라는 표현이 조금 오해가 있을 수 있겠네요. '대략'이라고 수정하면 될 것 같네요.

  2. 종수 2006/12/07 2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할말없슴

  3. 파란토마토 2007/11/18 01: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1편에서 제가 제기했던 문제를 다시 짚어주셨네요.
    오히려 1편보다 더 공감이 가요.
    1에서는 약간 편가르기(?) 같은 느낌이었다면 이것이야 말로
    왜 많은 사람들이 미니홈피, 싸이를 계속 하는가에 대한 분석이라고 봅니다.

    저는 싸이를 안하지만 다른 미니홈피도 그렇고, 블로그도 그렇고
    개인적인 사담 위주로 올리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4. 이성순 2008/11/10 15: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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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이성순 2008/11/16 0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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