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한명의 개인이지만, 문국현 후보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를 선언합니다.
지금부터 몇 편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문국현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써볼까 합니다.


첫번째 이유


가장 먼저 경제 문제부터 시작해야겠다.

나는 이름을 대면 알만한 포털회사에서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사실, 지금 상태로라면 아직까지는 먹고사는데 큰 지장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우리 사회에서 먹고 사는 문제가 이렇게 심각한지 몰랐다.

비정규직 문제와 중소기업 문제, 퇴직금으로 시작한 자영업자들의 도산에 대해
익히 들어 알고는 있지만 그게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는 잘 몰랐다.

그런데 얼마전 시사인에서 보았던 88만원 세대라는 섬뜩한 기사를 보고 적지 않게 놀랐다.

유신세대와 386은 폭력을 멈춰라 

한번 비정규직은 영원한 비정규직?

8년 전 ‘기특 소녀’ 88만원 세대 편입 신고

문득 회사에서 일하는 비정규직들이 생각났다.

이들은 회사에서 가장 단순한 노동만을 잘라서 맡은 사람들이다.
일의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불과 1-2개월만 배우면 다른 사람들도 할 수 있는 일들...
2년 동안 이 일만 하다가 강제로 그만 둔다.
대부분 회사들은 자기 회사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2년 동안 그들이 무슨 일을 했고, 얼마나 전문성이 없는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사실 경력이 쌓인다는 건 같은 직종의 일을 오래 할수록 일에 대해 전문성도 쌓이고
인맥도 쌓이고, 관련 지식도 쌓이고 또 회사란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등등
그런 여러가지 것들에 관한 지식을 쌓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같은 직종으로 옮긴 경력자들은 그 회사 내부 사정 빼놓고는
대부분 새로 가르칠게 없을 정도로 나름대로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런데 현재의 비정규직들은 이런 지식을 쌓을 기회가 없다.

애초부터 맡은 일이 가장 단순한 반복작업이다보니
단지 그 부분에 대해서만 지식이 쌓일 뿐이다.
회사가 돌아가는 모양새, 업계의 동향,  새로운 인맥,
일에 대한 넓은 시각 같은 건 익힐 기회가 없다.
경영계획이나 사업계획 같은 직장인에게 꼭 필요한 Skill을 익힐 기회가 없다.  
회사 내부의 중요한 정책, 의사결정사항, 내밀한 동향 등에 대해 이들은 대부분 외부자이다.

회사 입장으로서도 그럴만한게, 이들은 길어야 2년 일하고 나갈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 내부의 복잡한 정치관계와 때로는 기밀에 속하는 내용들을
떠날 것이 거의 확실한 비정규직들에게 공유하는게 썩 달가운 일은 아닌 것이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회사에서 이들에 대해서는 교육을 하지 않는다.
교육비의 상당부분을 지원받음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에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회사는 거의 없다.

Pay는 말할 것도 없다. 대부분 100만원 아래이고, 많이 받으면 120만원이다.

이게 이들이 회사를 다니는 환경이다.

이들에게는 현재도 암울하고 미래도 암울하다.
언제 자신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정규직으로 취직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그래서 한번 비정규직이면 영원히 비정규직이다.

한국사회가 이대로 계속 간다면 말이다.


이 문제는 대단히 심각하다.

이 문제는 대단히 심각하다.


이 문제는 대단히 심각하다.


이 문제는 정말로 심각하다.


더 심각한 건, 이제야 어렴풋이 그 문제를 알았다는 거다.
그것도 수십만명이 아닌 최소 5백만명에서 8백만명의 사람들이
이런 환경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내 주위를 둘러봐도 이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조금 진보적이라는 사람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그다지 많은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 문제를 빨리 풀지 않으면 한국사회가 어디로 갈지 아무도 모른다.
사실 그 이전까지 사람들이 왜 이명박을 지지하는지 알지 못했다.
왜 저리도 분명해 보이는 범죄자를 선택할까?

결론은 사람들이 배신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굉장히 큰 배신감을 느껴, 너무도 큰 배신감을 느껴
도덕은 잘 모르겠고, 경제나 살릴 수 있다면!!! 이라는 입장으로 바뀐 것이다.

이제야 이걸 알았다면... 나도 참 감 없이 사는 놈 같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어떤 사람이 유럽에서 이 정도 상황이면 폭동이 일어날 일이라고 했다.
맞는 얘기다. 이 정도면 유럽에서는 폭동이 일어나도 서너번은 일어났다.

그런데 착한 한국 사람들은
더구나 민노당과 정규직 노조의 외각에 있는 비정규직들은
노동조합의 힘도 빌릴 수 없으니, 조직적으로 대항할 수도 없다.
그저 그런 상황을 초래한 정책자들에게 철저하게 등을 돌리는 것으로
배신감을 마무리하려 한다.

이명박에 대한 지지의 기반은 이것이다.
사실상 현재의 정책자들이 만들어진 기반이나 마찬가지다.
서구에서 등장했던 파시즘의 기반은 이런 것이다.
빈부격차가 굉장히 커졌을 때, 최하위층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이 상황을 타개할 힘있는 자를 요구하게 마련이다.
왜냐하면 그게 아닌 다른 탈출구가 없기 때문이다.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자기가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최저생계비 수준으로 떨어졌을 때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 어떤 힘이든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줄 것 같은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명박의 추진력에 대한 지지도는 바로 그런 힘에 대한 요구이다.
우리 사회가 서유럽과 같은 유형의 파시즘으로 갈지는 의문이지만
이명박에 대한 지지도는 파시즘의 전초전 같다.


보다 진보적인 사람을 선택할 때는 도덕성도 큰 판단 잣대이겠지만
진보적인 경제정책, 보통 사람들의 삶이 조금이나마 더 나아지는 것을 상정한다.

그런데 현재의 결과는 그 정반대가 되었다.
주가는 2천 포인트를 넘고,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본다지만
빈부차는 훨씬 더 악화되었다.
그것도.... 아주 처참한 상황으로 말이다.
불과 몇년 사이에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헤어나올 수 없는 구렁텅이로 빠지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한 사회에서 소수의 사람들이 가난한 환경 속에 있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수백만명이 최저생계비 수준의 삶을 살아야한다는 건 정말 처절한 상황이다.

그런데 정치권에서 이런 상황을 체감하고 있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친노의 대표격인 유시민씨는 며칠 전 TV에 나와서
'우리가 잘못했다면 심판 받아 정권이 바뀌고,
또 그때 되서 그 정권이 더 못한다는게 드러나면
다시 우리를 지지해줄 것이다'
라는 말을 했다.

말인즉슨 옳은 말이다.
정치란 잘못한 놈을 갈아치우는 것이니까...
그런데 나는 여기서 일종의 자신감을 엿보았다.  
분명히 다음번에는 다시 자기들에게 기회가 올거라는 자신감 말이다.  

그럴 수도 있다. 분명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엄청난 사고를 칠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다시 대안을 찾으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내가 느낀 문제는, 유시민씨조차 현재의 상황이 어떤지에 대해서 감이 없다는 거다.
그나마 대통합민주당에서 더 왼쪽에 있다고 자부하는 유시민씨가
현재의 경제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해서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지금의 상황을 알고 있고, 그 심각성을 공감한다면,
참여정부가 잘한 것과 못한 것이 있는데 못한 것은 이런 것이고
이건 꼭 고쳐야한다는 이야기를 언젠가는 한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런데 아직까지 친노 성향으로 분류되는 사람들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어느 누구에게서도 이런 상황에 대한 인식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정동영은 말할 것도 없다.
그 사람은 자기가 대통령 되는거 이외에는 아무것도 눈에 안보이는 사람이다.


유일하게 이 문제를 철저하게 물고 늘어지고 있는 사람이 문국현이다.
(물론 민노당의 권영길씨도 있지만... 난 이쪽이 대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범구씨는 문국현씨가 가는 곳마다 일자리 500만개를 반복하고 다닌다고 그게 불만이라는데
그것이 초보 정치인 문국현의 능숙하지 못함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가 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 현재의 양극화 문제에 대해서
유일하게 수백만명의 고통을 느끼고 그것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은
문국현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리고 그는 IMF를 거치면서, 사람을 자르지 않고 기업을 성장시키는 모델
사람을 자르지 않고 경제를 운영하는 모델을 이미 성공시켰다.

그는 지금의 상황에서 유일하게 해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내가 문국현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것이다.

그는 현재 한국사회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를 뼛속 깊이 알고 있고, 해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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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4 14:55 2007/12/0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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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손용선 2007/12/05 17: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블로그에 첫 트랙백 걸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이제 막 시작한 초보 블로거랍니다. ^^;
    처음 걸린 트랙백이 이렇게 의미있고 멋진 글이라니.. 감동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무엇이 잘 못 되었는지 알아야 해결책을 찾던 고민하던지 할 수 있는데..
    관심가지고 있는 사람은 문국현 후보님과 권영길 후보님밖에 없지요.

    저는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 비정규직 연구원입니다. (나라에서도 비정규직 무지하게 씁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비정규직의 고충을 이해하기 쉬운 편이었는데..
    블로초님께서는 대단하시네요.
    대부분 자기한테 당장 불이익이나 피해가 없다면 별로 관심 갖지 않는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시고 게다가 바른 판단까지 하시니 말입니다.

    아마도 문국현 후보님를 닮은 아름다운 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럼 열심히 일하고 퇴근하면서 또 열심히 문국현 후보님 전파하고 다녀야겠습니다.

    블로초님도 화이팅입니다!

  2. shrike 2007/12/07 18: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역시 같은 이유에서 문국현씨를 지지했습니다만.. 얼마전 tv에 나와서 이야기하는걸 보고나니 역시 이명박뿐인가..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문국현씨가 그런 문제점을 잘 보고 있다는것은 공감합니다. 하지만 대통령은 문제를 알아야하는 위치가 아니라 해결해야하는 위치입니다.
    아무리 봐도 문국현씨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다는건지 고민한 흔적이 전혀 보이질 않더군요. (이명박씨는 황당하긴 하지만 대운하를 내놓았죠. 분명 무리수이긴 하지만 대운하 말고 뭘 만들어서 경부선 물류적체현상을 해결하겠다는건지 구체적으로 느끼고서 이야기하는 후보가 다른곳에서는 안보입니다.)

    이명박씨가 허물이 많다고는 하지만 이 나라에는 박통이라는.. 쿠데타로 집권해서 경제기반을 일군 지도자의 사례가 있기에 아무도 그런것을 심각하게 보고있지 않습니다. 안됬지만 유럽에서 쿠데타로 집권해 성공한 지도자는 없었기에 유럽과 우리나라를 비교하는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3. shrike 2007/12/07 21: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명박씨는 청계천을 개발하면서 그곳에 터잡고 살던 서민들을 무자비하게 쫒아낸 사람이지만 환승이 자유롭게되는 버스카드제를 통해 교통이 좋지않은 달동네 서민들의 교통비를 크게 절감시켰습니다. 지하철이 닿지않아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를 몇번씩이나 갈아타면서 구비구비 들어가다보면 교통비의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체계에서는 아무리 복잡한 노선을 바꿔타고 들어가더라도 별다른 큰 부담이 없죠. 더더군다나 처음가는 생소한 길을 갈때도 그냥 그쪽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대충 잡아타고가다 갈아타도 되니 대중교통의 전반적인 효용성을 크게 높여 서민의 경제활동력에 큰 힘을 부여했습니다.

    이명박씨는 파이를 공평하게 나누기보다 파이를 일단 크게 만들어서 서민들에게도 조금이나마 더 큰 덩어리가 돌아가도록 만들겠다는 사람입니다. 비정규직 문제에 있어서도 '공감하되 뾰족한 방법없는' 다른 후보들보다는 일단 자리를 많이 만들어 비정규직이 줄어들도록 만들겠다는 그의 방안이 보다 설득력 있는것이 아닐까 싶어집니다.

  4. 이성순 2008/11/13 18: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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